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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본격화…보유세 부담 커질듯
국토부 관행혁신위원회 “공시가격 현실화율 높여야” 권고
내년 공시가격 조정업무 착수…종부세 외에 재산세도 영향
2018년 07월 10일 (화) 18:29:24 허문수 기자 hms@kookto.co.kr
   
▲ 1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김남근 관행혁신위원회 위원장이 국토부 주요 정책에 대한 2차 개선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내년 발표되는 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 경우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 개편 방안과 맞물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초고가 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집을 1채 소유한 1주택자의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등 여타 세부담도 커지게 된다.

    김남근 국토부 관행혁신위원장은 10일 "부동산가격 공시제도의 낮은 현실화율을 제고하고 형평성과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인상 방안을 발표했으나 부동산 공시제도에 대한 내용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부동산 가격 공시는 국토부 소관이기도 하지만, 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보유세 개편에 넣지 않았다.

    그러나 국토부는 새 정부 들어 공시가격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커지자 내년 발표하는 공시가격부터 반영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부동산 공시제도 개선 방안에 착수한 상태다.

    골자는 낮은 현실화율을 높이고 지역별, 주택유형별 형평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김현미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낮은 현실화율 수준과 가격별·지역별 불균형에 대한 지적을 잘 안다"며 "의견수렴 등을 거쳐 부동산 공시의 투명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토부가 우선 고려하는 것은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의 지표를 개선하는 것이다.

    그동안 국토부가 현실화율의 주요 지표로 삼은 것은 실거래가반영률이다. 이는 실제 거래가 성사된 주택의 가격을 참고해 공시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그러나 단독주택이 경우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달리 거래가 많지 않고 주택마다 개별성이 강해 실거래가로 공시가격을 산정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는 곧 현실화율이 떨어지는 문제로 이어졌다.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실거래가를 참고해 공시가격을 매길 경우 표본 건수가 부족하고 시기와 지역에 따라 표본이 편중되거나 연속성이 없으며, 당사자 간 특수거래 및 허위신고 등을 걸러내기 어려워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다.

    연간 토지 거래량은 23만건으로 전체 토지의 0.7%, 공동주택 거래량은 약 60만건으로 전체의 4.7%에 불과하다.

    이에 국토부는 또 다른 지표인 시세반영률을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실제 거래가 성사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실거래가를 토대로 공시지가를 설정하는데, 이에 반해 거래가 없는 부동산은 인근 부동산의 거래 정보인 유사실거래가나 감정평가 선례를 활용하는 등 시세분석을 통해 공시지가를 산출한다.

    실거래가 외에 이런 정보까지 모두 모아서 활용한 지표가 시세반영률이다.

    이렇게 되면 표본이 토지는 표준지 50만필지, 단독주택은 표준 단독주택 22만호 등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단독주택은 연간 거래량이 4만 건 정도에 불과해 실거래가 자료가 적은 만큼 인근 주택 감정평가 사례 등을 활용해 시세반영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부동산 조사자의 시세분석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평가자에 대해 시세분석 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현재 부동산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고가 단독주택의 경우 시세의 50%선에 불과하고 공동주택의 경우 서울 강북은 70%인 반면 강남은 60%로 들쑥날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단독주택의 현실화율이 특히 낮은 이유로 단독주택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시세반영률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시세분석의 객관성을 높임으로써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현실화율이 떨어지는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을 비롯해 한남동·이태원동·평창동·성북동 등지에 몰려 있는 초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세무 전문가들은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 앞으로 1주택자라도 보유세 부담이 따라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단독주택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9억5천600만원으로, 이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이 50%였다고 가정하고 내년에 현실화율을 70%로 상향 조정하게 되면 공시가격이 13억3천840만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이 경우 다른 주택없이 대치동 주택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보유세가 올해 291만원에서 내년에는 437만원으로 세부담 상한인 150%(종부세 포함)까지 오르게 된다.

    종부세 대상이 아닌 주택도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다.

    지난해 집값 상승으로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20∼30%가량 급등한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양천·광진구 등지의 주요 아파트들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부과되는 경우에도 세부담 상한인 최대 130%까지 재산세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것은 결국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김남근 위원장은 이날 현실화율은 90%까지는 올라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90%라는 수치는 혁신위 회의에서는 언급된 바 없다"며 "현실화율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는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면밀한 협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시가격 인상은 종부세처럼 부자들과 다주택자만 겨냥하는 '정밀 타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한 감정평가사는 "공시가격은 전반적으로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고가주택은 물론, 저가주택도 공시가격이 많이 오를 수 있고 이 경우 재산세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공시가격은 현재 보유세나 재건축 부담금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산정과 기초노령연금 수급대상자 결정 등 20여 종의 행정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공시가격이 급등한 제주도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으로 생계 급여 수급자격에서 탈락하는 저소득층이 잇달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국토부는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등 절차가 많아 구체적인 목표 시점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시가격의 로드맵을 발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국회 동의 등 공론화 과정이 필요없는만큼 국민 반발 등을 고려해 최대한 '조용히' 인상하려는 생각도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르면 연말까지는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싶으나 언제 완료될지 지금으로선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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