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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4세 경영승계…걱정은 없나
2018년 05월 21일 (월) 15:52:33 국토산업신문 news@kookto.co.kr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별세했다. 고인은 1975년 LG 입사 후 40여 년을 '정도(正道) 경영'을 실천하며 '존경받는 기업인'의 표상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인의 별세 소식에 "정말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별'이 가셨다"며 안타까워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최근 대한항공 사태에서 드러나듯 재벌 일가의 '오너경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의 귀감이던 구 회장의 부음은 가슴 아픈 일이다. 구 회장의 별세로 LG의 '4세 경영' 체제가 막이 올랐다. 후계자로 지명된 아들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앞으로 전문경영인들의 도움을 받아 LG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에서 재벌을 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재벌은 한국전쟁 이후 산업 불모지였던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도약시킨 주역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권력과의 검은 거래, 편법 경영승계, 일감몰아주기와 사익편취, 황제경영, 협력업체 단가 후려치기, 비상식적인 갑질이나 일탈행위로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다. 정도로 치자면 부정적 시각이 더 크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재벌 3세, 4세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을 것 같다.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일가를 이뤘던 창업주에서 3세, 4세로까지 경영권 세습이 넘어가는 현실과 재벌의 부정적 이미지가 엮이면서 우리도 선진국처럼 '소유·경영의 분리'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더욱이 경험이 적은 40대의 재벌 후계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영권 세습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사실 좋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정답은 없다. 총수 일가가 전면에서 그룹 경영을 이끌어 가는 '오너경영'에도 적잖은 장점이 있다. 한국이 단기간에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오너경영이었다고 주장하는 경제 전문가들도 있다. 오너경영은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데다, 신성장 분야에 대한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영권의 박탈 가능성이 거의 없고 마땅한 견제 장치도 없어 경영 횡포로 흐를 수 있다. 이사회가 오너의 거수기로 전락한 상황에서 견제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다. 구조적으로 독단적이고 불투명한 의사결정, 사익추구, 불법·탈법 행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선의건 고의건 오너가 잘못 판단했을 때 기업에 미칠 리스크가 너무 큰 게 사실이다. 우리는 그 폐해를 대한항공 사례에서 충분히 봤다.'

    오너경영에 장단점이 있는 만큼 합법적인 경영권 세습을 놓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재벌가의 후계자라도 경영권을 넘겨받기 전에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아야 한다. 기업 총수에 오른 오너가 경영에 실패했을 때 그 피해는 해당 기업을 넘어 국민에게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그럴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오너경영과 전문경영 체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LG 역시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한치의 탈법도 없어야 하며, 민주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노력에 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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